본문 바로가기
2023/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1 _ 관광지 보다는 사람 사는 곳

by Kiaa 2023. 10. 18.
반응형

 
올해 6월 이반나가 크로아티아에 간다며 같이 가겠냐고 물었다. 가서 뭘 하고 싶냐고도 묻길래, 뭘 하든 다 신기하고 멋질 것 같아, 사실, 어디든 독일만 아니면 다 좋아, 기분 전환이 필요해, 하고 대답했다.


 
크로아티아는 내게 관광지의 대명사였고 같은 유럽 대륙에 있지만 왠지 멀게 느껴지는 신기루 같은 나라였다. 
 
대학생 때 팔로우하던 페이스북 채널에서는 유럽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인생 사진'들이 잔뜩 올라왔었다. 그때는 내가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 틈에서 적응하려고 온 힘을 짜내야 했던 시기였다. 업로드된 크로아티아 사진들은 너무 멋졌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바닷가와 이색적이고 따뜻해 보이는 풍경들. 그곳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내가 있는 장소와 순간들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언젠가 저런 곳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 사진 속 길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그려보려고 했지만 내 상상력이 너무 빈약해서 잘 안 됐다
 



졸업 후 독일에서 취업하고 생활이 안정되면서 크로아티아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감정 조금씩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사 년째 살고 있어서 가려면 언제든 갈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추진력이 생기지 않았었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왜 크로아티아에 가고 싶었는지 그 시절 나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되새기고 싶지 않았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제일 친한 친구가 부모님네 집에 갈 건데 같이 가자고 했다. 이반나에게 부모님이 크로아티아 어느 도시에서 사는지 물어봤는데 지역명 보다 먼저 들은 대답이 '도시 아니고 시골'이었다. 막상 가보니 진짜 시골이었다. 작은 해변가가 예쁘고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그런 마을이었다.

크로아티아 하면 막연히 그려지던 그런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나는 이반나네 어머니 아버지랑 바닷가 수영 가고 이반나 친구들 만나면서 현지인처럼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다 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