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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독일에서 안경 맞출 때 꼭 알아 둘 것 _ feat. Fielmann 필만 안경점

by Kiaa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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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게 된 건, 독일은 안경이 정말 비싸니 다른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잘 알고 맞추길 바래서이다. 안경 맞추는데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쓰리다. 나는 정말 안경을 맞추면서 어이가 없기도 했고, 몰라서 받지 못한 혜택이 있었다. 

 

목차

  1. 필만에서 시력 검사받기
  2. 안경테 
  3. 안경알 
  4. 보험 들기

1. 필만에서 시력 검사받기

필만 없는 동네가 없을 정도로 정말 도시별로, 지역구 별로 곳곳에 널려있는 게 필만이다. 이사를 가게 되면 그 근처에 있는 지점을 찾아가면 돼서 정말 편하다. 게다가 시력 검사가 무료라서 안경 견적 받을 겸 한 번 들리는 것도 좋다.

 

시력 검사를 받으려면 예약을 해야 되는데,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으로 가까운 지점에 예약을 넣어도 된다. 시력 검사비는 무료인데 정말 친절하게 잘해 준다.

 

"Es entstehen Ihnen keine Kosten, denn der Sehtest ist bei Fielmann kostenlos und unverbindlich."

필만에서는 시력 검사가 무료이고 검사 후 구매 의무가 없다. 

 

특히 난시도 꼼꼼히 검사해준다. 한국에서는 난시 검사를 해주는 곳 찾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난시 검사라는 게 따로 있는데 내가 계속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더 이상 교정이 불가능한 눈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다. 심지어 그렇게 말한 곳은 한국에서 유명한 대형 안경점 중 하나였다. 

 

필만에서는 안경 맞추고 나서 적응 기간도 없었고 그냥 엄청 선명하게 잘 보였다. 

 

 

2. 안경알

시력 검사 후 다른 자리로 안내되었다. 안경사가 안경알 가격을 알려주면서 고를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그런데 내 경우 안경 알 양쪽 다 합해서 최소 139유로라고 했다. 심지어 한 번 압축하는 게 그 금액이다. 두 번 압축하면 298유로. 한국에서 안경을 할 때는 항상 10만 원(유로로 80유로도 안 된다)에 했었던 거랑 비교하니 너무 금액이 크게 느껴졌다. 안경테도 비싼데 도저히 안경알에 298유로 (40만 원)나 쓸 수 없어서 제일 저렴한 걸로 해달라고 했다. 

 

한국에서부터 쓴 안경도 한 번만 압축한 거라 크게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안경을 실제로 받아 봤을 때 할 말을 잃었다. 진짜 이렇게 두꺼울 줄 알았다면 차라리 40만 원 주고 두 번 압축했을 거다.

 

 

게다가 테가 안경알 가운데에 와야지 왜 끝에 걸려 있는지 이해가 안 됐다. 이 사람들 생각을 안 하고 안경 만드나 보다. 안경 받기까지 2주를 기다렸는데, 내가 이건 도저히 못 끼고 다니겠다고 다시 가운데에 맞춰서 다시 해 달라고 되돌려 보냈다. 결국 일주일을 더 기다려 다시 받았는데 처음의 충격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게 두껍다. 이 안경을 쓰면 정말 잘 보이기는 하지만 매번 속이 쓰리다. 

 

왼쪽이 예전 안경

3. 안경테

안경테 관련해서도 정말 할 말이 많다. 한국만큼 깔끔하면서도 저렴한 안경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안경테 디자인이 별로라도 편하면 괜찮은데 또 그렇지도 않다. 독일에 있는 안경테들은 다 코받침이 엄청 낮게 나와서 한국인 얼굴에 잘 안 맞는다. 그런데 나는 안경테가 너무 절실하게 바꾸고 싶었고, 마침 안경사가 쓴 안경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정말 획 가닥 한 것 같다. 안경알보다 더 비싼 안경테를 고른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나를 합리화하자면, 나름 20유로 안팎의 안경들도 봤지만 질이 너무 별로였다. 

 

그런데 그 안경이 이렇게 불편할 줄 알았으면 그냥 한국에서 가져온 안경테를 그대로 썼을 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안경은 코받침이 콧등에 전체적으로 다 닿는데 여기서 한 안경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그렇게 디자인되어있었다. 그리고 한국 안경점에서는 안경사들이 다들 눈대중으로 보고도 내 코에 딱 맞게 맞춰졌는데, 여기서는 진짜 안경을 열 번은 썼다가 벗었다가 해도 못 맞췄다. 코받침 위치를 맞춰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맞추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안경알 자체도 무거운데 코받침까지 안 맞아서 콧등이 쓰라릴 정도가 됐다. 결국 내가 직접 손으로 한참 만져서 그나마 안 아프게 모양을 잡았다. 

지금은 그냥 익숙해져서 어찌어찌 쓰고 있는데 여전히 무겁다. 계속 흘러내려서 불편하다.

 

 

4. 보험 들기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는 보험 때문이다. 작년 6월에 안경을 맞추고 일 년도 안 지났는데 시력이 더 떨어졌다. 검사를 받아보니 근시는 그대로인데 난시가 더 심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안경을 새로 맞추게 된다면 보험을 들지 않아서 안경값을 전액 다 내야 된다고 했다. 보험...? 보험...?

핵심만 정리하자면, 보험을 들면 바꾸려는 안경 금액의 70%를 적립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일 년에 10유로이고 10유로 더 내고 일 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보험을 꼭 들었어야 하는 거였다. 이 년 동안 20유로만 내면 안경알에 금이 갔거나 알이 깨졌거나 시력이 떨어졌거나 등등 새로 안경을 구입할 때 이전 안경의 70% 만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20만 원에 안경을 맞추고, 시력이 떨어져서 20만 원짜리 안경을 또 맞춰야 한다면 전액을 내는 게 아니라 6만 원만 내면 새 안경을 살 수 있다. 

 

난 몰랐다. 이런 보험이 있는 거 정말 몰랐다. 알았으면 무조건 보험 들었을 거다. 아무리 안경관리 잘해도 안경은 원래 2년에 한 번은 바꿔줘야 한다. 그런데 나는 보험이 없었고, 좀 덜 두꺼운 안경알을 사려면 알에만 40만 원을 줘야 하는데, 도저히, 도저히, 그 돈을 내고 싶지 않았다. 작년에도 안경 맞추느라 총 40만원 들었는데 이번에도 40만원을 또!! 내면 진짜 한국행 왕복 비행기표도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작년에 받은 시력검사 결과랑 청구금액


요약

  1. 필만은 시력검사가 무료이고 검사 꼼꼼하게 잘해준다.
  2. 안경테는 웬만하면 한국에서 가져온 걸로 쓰는 게 낫다.
  3. 안경알 고를 때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 볼 수 있게 샘플을 요청한다.
  4. 안경 맞추고 보험도 꼭 든다.
  5. 보험 안 들었다가 나처럼 한국행 왕복 비행기 값만큼 돈 나갈 수 있다.
  6. 난 정말 코로나 아니었으면 안경 하러 한국 다녀왔을 것 같다. 그 돈이 그 돈이다.

 

그래서 결국 안경 새로 못하고 집에 왔다. 유튜브에 '난시', '수술 없이', '개선' 이런 키워드로 열심히 정보를 모아봤지만, 모두가 하나 같이 수술이 답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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