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버섯 따러 갈 생각에 너무 신났다. 사실 이미 몇 주 전부터 신나서 회사 사람들에게 자랑했더니 다들 버섯만 보면 나에게 사진을 보내왔다. 아침 열 시 반, 트램을 타고 출발했다. 삼십 분쯤 가서 내린 종착역에서 융진의 친구 E를 만나 근처 산에 왔다. E가 데려온 강아지 이름은 샴피였는데 유독 나를 좋아해서 우리 셋이 앉아서 쉬고 있으면 꼭 내 앞에 와서 앉아있었다. 귀여운 샴피와 네 시간 동안 돌아다녀서 겨우 하나 딴 작고 하얀 버섯, 큰 나무 기둥 위에 앉아 먹은 후무스 샌드위치, 구글맵이 길 있다고 거짓말해서 들어간 수풀과 덩굴의 콜라보. 샴피조차 들어가길 거부했던 가싯길 버섯이 거의 없었던 건 버섯이 자라서 번질 만큼 땅이 촉촉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한동안 비가 안 왔다고. 융진이 집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