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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 여행] 오랜만에 한국 와서 신기했던 것들

by Kiaa 2021.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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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2021.10.20 - 2021.11.10

 

 

2019년 8월 말에 한국을 떠난 이후로 코로나 때문에 계속 독일에만 있어야 했다. 그런데 올해 가을부터 자가격리가 면제되었고 바로 휴가를 받아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이년 하고도 2개월 만에 한국에 왔더니 신기했던 게 너무 많았다.

 

 

왕복 비행기 값 560유로 (수화물 포함)

한 번 환승을 하긴 했지만 비행기 값이 굉장히 저렴했다. 수화물을 추가하지 않으면 480유로로 올 수 있었는데 선물을 잔뜩 사가고 싶어서 큰 캐리어도 추가 시켰다. 560유로는 왕복 비행기 값이고 한화로 대략 77만 원 정도이다.

 

 

공인인증서가 공동인증서로 바뀜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라고 바뀌었으면 바뀐 대로 불러야지! 그런데 익숙했던 단어를 바꿔 부르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공인인증서를 갱신하기 위해서 은행에 갔을 때 명칭이 공동 인증서로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입에 안 붙는다. 공동인지 공용인지 공공인지 계속 헷갈린다. 이렇게 옛날 사람이 되어가는 건가?

 

 

한국에서 한국번호 없으면 생활이 안 됨!

공항 유심 : 공항에서 유심을 사면 6~7만 원이라길래 야심 차게 바로 집까지 왔다. 길도 모르고 와이파이도 안 잡혀서 환승하느라고 고생했다. 그냥 돈 주고 거기서 유심을 샀어야 했나 보다.

SK 알뜰폰 유심 : 한국에 와서 알뜰유심을 사서 회원가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회원가입을 하려면 본인 인증을 해야 하고, 본인 인증을 하려면 핸드폰 번호가 필요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전화를 했더니 SK 알뜰폰은 매장이 따로 없다고 범용인증서를 만들라고 했다. 범용 인증서를 만들려면 핸드폰 번호가 필요했다. 핸드폰 번호가 없어서 만들려고 하는데 핸드폰 번호가 없어서 번호를 만들 수 없다니! (이건 SK 알뜰 폰에만 해당되는 것 같다.)

KT 매장에 전화를 했더니, 거기는 KT 지점으로 신분증만 들고 가면 알뜰폰 개통을 해 준다고 했다. 그런데 SK 알뜰폰에 너무 시달리고 난 후라 다 귀찮아졌다. 휴가 내내 엄마나 아빠가 데리고 다니고, 엄마 아빠 일하면 친구들이 데리고 다녀서 삼 주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냈다.

진짜 별게 다 안 됨 : 한국 핸드폰 번호가 아니면 카톡으로 선물을 받을 수가 없었다. 친구가 카톡 선물하기로 밀리의 서재 구독권을 선물해줬는데 외국 번호라고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 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겨우 한국 명의 핸드폰 번호가 없을 뿐인데 삶이 이렇게 불편하다니.

핸드폰 번호가 없으면 코로나 앱도 쓸 수 없다. 카카오 뱅크도 개설을 못 한다. 택배를 받으려고 해도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이북리더기 A/S를 받을 때도 핸드폰 번호를 적어서 통화를 해야 A/S가 가능했다.



 

와이파이

- 버스 안에서도 와이 파이가 됨 : 이건 내가 독일에 가기 전부터 와이파이가 됐던것 같긴 하다. 그런데 무료 와이파이가 없는 독일에 너무 오래 있었나, 이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핸드폰 번호를 결국 못 만들어서 전화도 데이터도 못 쓰는 상태라 공공 와이파이가 곳곳에 많아서 너무 감사했다.

- 와이파이 속도 : 인터넷이 너무 빨라서 놀랐다. 네이버에 뭔가를 검색했는데 바로 뜬다! 독일에서는 검색 후 페이지가 다 표시될 때까지 짧게는 몇 초, 길게는 일분 넘게도 기다려야 된다. 회사 인터넷은 그래도 우리 집 인터넷보다는 빠른 편인데 가끔 먹통이 될 때가 있다. 한 번은 사무실 전체에 와이파이가 안 잡혀서 문제가 생겼었다. 그때 정말 화가 솟구쳤었는데. 이럴 때는 거래처에 전화를 돌려서 인터넷 먹통이라고 연락을 해야 한다. 가끔 다른 거래처 회사에서도 우리 쪽으로 이런 전화를 준다. 인터넷이 안 되고 있으니 메일 말고 전화를 달라고. 독일 인터넷은 진짜 문제다.

 

 

일요일에 쇼핑할 수 있음

독일에서 일요일에 다 문 닫는거에 너무 익숙해졌다. 상점들이 문을 안 여니 일요일에는 길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다. 명동에 갔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신기했다.

 

화장품 가게가 거의 다 사라짐 & 무인 계산기

동네에 화장품 가게가 분명 많았는데 길 가다 보니 다 없어졌다. 미샤 하나 남았는데 그마저도 엄청 작은 가게로 옮겨갔다. 토니모리도 없고 아리따움도 더 페이스샵 에뛰드 다 없어졌다. 삼주 동안 한국 살면서 미샤 한 개 빼고 하나도 못 봤다. 뉴스를 검색해 보니 대부분 로드샵 매장이 문을 닫았다고 했다. 화장품 산업 잘 되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씁쓸했는데 막상 또 거기서 일하던 사람들 (다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은걸 생각하니 그것도 너무 씁쓸했다. 그리고 다이소에도 대부분 무인 계산기로 바뀌었더라.

 

 

길거리에서도 마스크 낌

독일은 길거리에서는 안 껴도 된다. 다만 사람이 많이 붐비는 장소에서는 주말에만 마스크 착용을 하게 한다. 그래서 유명한 관광지 주변, 공원, 쇼핑거리에서만 잠깐 잠깐 끼면 된다. 한국에서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도 마스크를 껴야 하니까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고 불편했다.

 

한국 음식 너무 맛있고 채식하기 어렵지 않음

한국 음식 진짜 너무 맛있다. 감자 옹심이 두 번 먹고 막국수도 두 번 먹고 청국장도 먹고 집밥도 많이 먹었다. 고기 안 먹으면 먹을게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알차게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채식을 하게 된 이후로 한국에 온건 처음이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독일에는 식당마다 채식 메뉴가 따로 있는데 사실 다 그냥 야채 볶음이라서 비슷비슷한 맛이 난다. 한국에서 채식하는 게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정류장 의자에 난방이 됨

버스 정류장 의자가 피아노 모양으로 바뀌었다. 와 되게 차가워 보이네 하고 안 앉고 있었다. 옆에 오신 할아버지가 의자를 만져보더니 "어우 따뜻하네~ 왜 안 앉아 있어?"라고 하셨다. 냉큼 앉았는데 진짜 기분 좋더라. 친구가 정류장 의자 따뜻하다고 말해줬던게 그제야 기억이 났다.

 

 

그냥 다시 오니까 한국 가을이 너무 예쁨

이번 가을에는 갑작스러운 한파 때문에 단풍이 예쁘게 안 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한파에 피해를 안 입은 나무들도 있어서 단풍구경하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외국인이 되어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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