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알게 된 독일 친구가 집으로 초대했다. WG-gesucht라는 어플에서 나흐미터를 찾다가 알게 되었고, 방 구경을 시켜주다가 친해졌다.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에 알겠다고 했는데 정말로 금요일 저녁에 초대를 받았다. 내가 일주일 전에 이사 나온 집에 말이다.
메뉴는 타코!
독일 친구가 만들어준 타코 레시피
재료
타코 과자 한 박스, 비건용 다진 고기 (Mühlen Hack)
야채류 / 토마토, 오이, 매운고추, 아보카도, 파프리카, 양상추, 양파
통조림 / 토마토 소스, 레드빈(신장 콩: Kidneybohnen), 옥수수 통조림
조미료 / 기름, 소금, 후추
기타 / 피자치즈, 레몬, 라임
만드는 방법
1. 기름에 양파와 비건용 다진고기를 넣고 볶는다.
2. 양파가 익으면 토마토소스 + 옥수수 + 레드빈 + 토마토 + 생양파를 추가로 넣는다.
3. 아보카도는 따로 으깨서 접시에 담는다. + 후추와 소금으로 간 하기
4. 나머지 야채는 적당히 잘라서 그릇에 담는다.
5. 타코 과자를 오븐에 살짝 굽는다.
완성
타코 과자 안에 재료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서 먹으니 진짜 맛 있었다.
특히 바삭한 과자랑 아보카도가 너무 잘 어울렸고, 토마토소스에 섞인 Kidneybohnen이 이렇게 맛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걸 왜 먹나 했는데, 이렇게 먹는 거였구나.
아보카도에 청양고추 꽂아 놓은 게 포인트
타코 안에 재료 한 가득 채워서
손에 다 묻히고 떨기면서 게걸스럽게 먹어줘야 더 맛나다.
노래 크게 틀어놓고 요리하면서 계속 떠들었더니 완성하는데 두 시간은 걸렸다. 천천히 먹으면서 미니멀리즘과 히피 문화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했다. 정말 배 터지게 먹고도 절반 이상이 남았다. 친구가 자기는 또 만들면 된다고 남은 음식들을 한 가득 챙겨줬다. 괜찮다고 거절하니, 자기네 집에서는 항상 손님을 초대하면 과할 정도로 잔뜩 만들고, 남은 음식은 다 챙겨 보낸다고 했다. 우리 집에서는 어땠더라. 손님은 정말 자주 초대했는데 대부분 삼겹살 한 가득 사서 쌈 싸 먹었다. 남은 돼지고기를 챙겨줄 필요는 없으니까.
이 날은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퇴근하고 오후 5시에 만나서 새벽 1시까지 먹고 마셨다. 챙겨준 음식들은 주말 내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친구들을 초대할 때 딱 사람 수에 맞게 만들었었다. 항상 음식이 부족하지 않게 하려고 신경 써서 재료를 구매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족하게 만들까 봐 걱정하지 말고 과하게 만들면 되는 거였다. 다음에 친구들 불러서 같이 요리하게 되면 잔뜩 만들어서 잔뜩 챙겨줘야겠다. 이런 게 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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