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상과 여행/2025 독일

2025 담슈타트 #1 잠옷, 등산, 오이맛 젤라토

Kiaa 2025. 8. 23. 21:01
반응형

날씨 좋은 담슈타트

 

기차 일등석

목요일 저녁 부리나케 일을 마무리하고, 미친 듯이 집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내다 버린 후 기차를 탔다. 이번엔 좀 특별하게 일등석으로 예약을 했고 넓은 좌석에 앉아 편안히 왔다. 이등석과는 달리 의자마다 양쪽으로 널찍한 팔걸이가 있어서 헤드셋을 걸어놨다가 놓고 내렸다.

 

 

마중
밤 열두시가 조금 안 됐을 무렵 융진네 집 앞 트램 정거장에서 내렸다. 신호등 쪽으로 빙 돌아 걸어가려다가 융진이 집 앞에 나와 있는 걸 보고 차가 안 오는 틈을 타 일직선으로 무단 횡단을 해서 걸어갔다.

 

 

잠옷
늘 그렇듯 오랜만에 만난 당일 날이면 밤새도록 말이 끊이지가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잠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졸린 상태에서 필름이 끊겼다. 며칠 전 다녀간 사촌 동생이 여름 잠옷세트를 몇 개 사다 줬다며 나에게 선물로 줬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잠잘 때 입는 옷을 위아래 세트로 맞춰 입는 건 옷차림을 잘 따지지 않는 나에게 아주 특별한 변화였다. 도착하자마자 잠옷 세트를 선물로 받아서 아주 멋진 '환대'를 받은 기분이었고, 편안한 '장소'에서 친한 '사람'이랑 있을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이 있는데 융진이 빌려가서 틈틈이 읽는 중이다.)

다음날 오전에도 내내 밀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빌려준 또 다른 책 '지상의 여자들'은 결국 다 못 읽었다고 하길래 힘들면 굳이 계속 읽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나는 어땠냐는 질문에 불쾌하고 불편한 것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부분들이 통쾌했다고 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문학적 서술이 아름답지 않고 불쾌하게 들릴 수 있다는 점에 조금 당황스러웠고 겨우 몇 장 읽고 나서부터는 이 책이 읽을 수 있는 시대에 산다는 게 너무 기뻤다.  

 

 

날씨
이날 최고 온도는 21도였고 해가 아주 쨍쨍했다. 집에서 나서기 전 융진이 목티를 입고 있길래 너무 더울 거라고 했더니, 21도라서 춥지 않겠냐고 했다. 야, 역시 독일 남부 사람은 다르구나 하고 함부르크였으면 날씨가 21도면 최고다 따뜻하다고 한다. 아무튼 해가 짱짱했으므로 융진은 반팔에 얇은 셔츠를 걸쳤고 나는 가방에 얇은 재킷을 챙겼다.

 

등산

산길로 산책을 가자고 해서 따라 나왔다가 아차 싶었다. 함부르크는 다 평지라 산이 없다. 나무가 울창한 곳은 있는데 널찍한 평지에 일자로 된 숲길이 있다.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산'을 평평한 숲길로 알아들었고, 통이 넓은 검정 청바지로 바닥을 쓸며 '이게 등산이었어...' 하며 올라갔다. 물론 아주 야트막한 산이었고 융진도 청바지 차림이었다.

다 올라가니 담슈타트 시내가 보였다. 그늘에 앉았다가 햇빛 아래 앉았다가 하면서 사뭇 진지한 속이야기를 나눴고 내려올 때도 서로 쉴 틈 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한국어로는 할 수 있는 대화가 풍부하고 깊이가 깊어 오랜만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오래 알고 지낸 잘 맞는 친구가 독일에 있다는 건 아주 커다란 행복이다.

 


오이맛 젤라토
융진이 장도 다 봐두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줘서 젤라토를 사서 공원에 앉아서 먹었다. 이 젤라또 가게 사장님이 원래는 이 공원에서 트럭으로 젤라또를 팔다가 잘 돼서 가게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오이맛 젤라토가 의외로 맛있어서 신기했다.





첫날 먹은 음식들

 

 

길 가다 만난 고서점에서 

 



담슈타트 길거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