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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담슈타트_Darmstadt

[담슈타트] 화요일, 도서관, 팟캐스트, 카페, 햇빛 가득했던 공원, 저녁 초대, 푹신한 슬리퍼와 페더바이서 _ 2023.09.19

by Kiaa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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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아침 일찍 담슈타트 대학 도서관에 갔다. 팟캐스트 녹음 장비를 바리바리 챙겨서 융진이 예약해 놓은 컨퍼런스 룸에서 장비를 펼치고 녹음을 시작했다.  각지 노트북, 마이크, 헤드셋 두 개씩 장착하고 녹음용 기계까지 있어서 문에 난 유리창으로 보기에 우리는 꽤나 그럴듯해 보였다. 
 
융진이 녹음 도중에 유리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보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문 앞을 지나가던 대학생들이 우리가 뭘 하는지 궁금했는지 기웃거리며 들여다보고 갔다고 했다. 녹음을 끝내고 나서 짐을 정리하고 나가려는데 문 앞에 어떤 쪽지가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나는 처음에 쓰레기인 줄 알았고 융진이 놀라는 소리에, 아 이거 우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항의하는 쪽지인가 보다 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어떤 팟캐스트인지 알려달라는 거였다. 쪽지를 보고 나니 너무 웃기고 즐겁고 이렇게 쪽지로 모르는 사람들과 접점이 생긴 게 너무 재미있었다. 한국어로 진행하는 팟캐스트라 보내도 어떤 내용인지는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나중에 재미로 링크 보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너희의 팟캐스트를 듣고 싶어. 여기 이메일로 링크를 보내 줄 래?"

 
 
점심은 카페에서
융진과 MJ님과 만나서 카페에 갔다. 아침식사가 자정까지 (Frühstück bis 24 Uhr) 가능하다고 써붙인 웃기고 독특한 카페였다. 바깥에 앉아서 햇빛 맞으면서 먹는데 공기는 춥고 해는 따뜻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독일에서 이렇게 맛있는 Käsespätzle는 처음이었다.

 
날씨가 계속 좋아서 카페에서 융진네 집까지 걸어갔다. 가다가 나온 공원이 너무 예뻐서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팟캐스트를 하면서 지난 삼 년간 자주 와 본 곳이지만 매번 너무 예뻤다. 평일 이른 오후에 공원에서 하릴없이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한참을 앉아있다가 밤송이가 자꾸 큰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길래 일어났다.

 
저녁
MJ님이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에 집으로 초대해 주셨다. 하얀 슬리퍼를 주셨는데 너무 푹신했다. 조용히 부드럽게 환영받는 기분이었다. 비건 슈니첼이 들어간 샐러드와 파스타를 먹고 페더바이서도 마셨다. 맨날 페더바이서 시기를 놓쳐서 몇 년째 못 마셨던 터라 굉장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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