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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담슈타트_Darmstadt

[담슈타트] 토요일, 산책, 샌드위치, 기차 연착, 연착, 또 연착 _ 2023.09.23

by Kiaa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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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살면 글 감이 막
토요일에는 아침 10시 반 기차 타고 집 가는데 블로그 쓸 거 없겠다^^ 신남^^ 이랬는데 쓸 거 생겼다.
 
 
샌드위치
기차 타고 6시간이나 가야 하니까 도시락이 필수. 기차 안에 매점이 있긴 하지만 독일인들이 매점 별로라고 욕하면서 노래까지 만들 정도라 굳이 시도해 보고 싶지 않음. 호박씨 박힌 빵을 갈라 후무스 한가득 바르고 채소 가능한 많이 껴 넣음. 혹시 몰라 집에서 가져왔던 플라스틱 통에도 사과랑 바나나 테트리스 해 넣음

 
 
아침 산책
전날 밤에 아침 산책하자고 했었는데 진짜 하게 될 줄 몰랐음. 융진이 아침에 시간 보더니  'ㅇㅇ 가능'이러길래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감. 추운데 야자수 있음. 함부르크에 픽션파크라는 작고 힙한 공원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가짜 야자수 맨날 보고 살다가 진짜 야자수 보고 '오, 역시 남쪽 동네 달라~' 했음.

 
 
 
기차 출발 지연
융진이 집 앞 트램 정류장까지 마중해 줌. 일주일 휴가 길었지만 절대 충분하지 않은 그런 아쉬움 한가득했음. 기차 출발 삼십 분 전에 도착했는데 연착 삼십 분 된다고 안내 방송 나옴. 아침이라 너무 추워서 캐리어에 들어있던 옷들 주섬주섬 꺼내서 입음.
 
기차 오기 5분 전, 갑자기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감. '지금 기차를 탄다고 해서 중간에 기차가 안 멈추라는 법 있나? 함부르크까지 6시간 걸린다고 진짜 6시간만 걸리라는 법이 있나? 여기는 독일인데?'. 6시간이 8시간이나 9시간으로 늘어날지 모르는 게 독일이라서 빠르고 신속하게 빵집으로 뛰어감. 엄청 큰 크루아상을 삼. 
 
 
 
Suizidankündigung (자살 예고)
기차에서 안내 방송이 나옴. Suizidankündigung으로 인해 프푸로 진입하는 모든 기차와 S-bahn이 멈췄다고 했음. 프푸로 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버스를 타고 가라고 했음. 근데 거기서 덧붙이기를, '무슨 버스를 타야 하는지는 물어보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해서 당황. Suizidankündigung이 이미 벌어져서 경찰이 안내를 했다는 건지 아니면 누군가 Suizid를 하겠다고 예고한 건지 정확히 몰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다행히 후자라고 했음. 잘 해결되었는지 기차는 몇십 분만 서 있다가 프푸로 들어갔음.
 
 
 
경찰이 선로를 막음
프푸를 지나서 또 한참 가고 있을 때 기차가 또 멈춤. 경찰이 선로를 막았다고 했음. 기장도 이유를 모른다고 했음. 일단은 기다린다고 했음. 내 이럴 줄 알았음. 이미 챙겨 온 샌드위치랑 빵은 다 바닥남. 저녁 시간까지 기차에 갇혀있게 생겼음.
 
그 사이에 이반나한테 '우리 내일 뭐 하고 놀래' 하고 메시지 보냄. 자전거 타고 사과나무 찾으러 가기로 했음. 몇 시 S-Bahn을 탈지 의논하던 중에 이반나가 '근데 너가 함부르크에 오늘 도착할 수는 있을지 누가 알겠어 ㅋㅋ'라고 장난을 쳤음. '재수 없게 뭐라는 거야 ㅋㅋㅋㅋ'하고 웃었음. 
 
 
 
무지개
함부르크 거의 다 와서 무지개 봄

 
 
함부르크 도착
결국 예정 시간보다 1시간 40분 넘게 도착. 그냥 1시간 40분이라고만 하면 너무 아쉬움. 기차 시간보다 일찍 가서 기차 올 때까지 찬바람 맞으면서 한 시간 기다렸고, 융진네 집에서 9시 반에 나와서 내가 사는 집에 19시에 도착했음. 그러니까 이동하는데 Door to Door으로 쳐서 총 9시간 반 걸림 :( 담슈타트 갔을 때는 연착 안 돼서 총 6시간 걸렸는데!

 
 
기차 안에서
융진이 빌려준 책도 한 권 다 읽고, 영어 팟캐스트도 듣고 열심히 살음. 덕분에 집 도착했을 땐 벌써 토요일 가고 일요일 저녁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음. 어쨌든 하루 더 쉬고 출근이라서 다행.
 
 
행복한 휴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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