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2020년 코로나가 막 시작되던 시절이었다. 삼 년 전 이맘때의 독일은 락다운이 한창이라 별달리 할 만한 게 없었다. 그때쯤 나는 이반나랑 친해졌고 첫 취업한 회사에서는 일에 적응해 가는 중이었다. 일은 힘들었지만 같이 일 하던 독일인 사수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함부르크에서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무언가를 추천해 주길 좋아했다. 함부르크 엘베강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항구와 각종 회사들이 즐비해 있고 바로 남쪽에는 작은 시골 마을들이 드문드문 놓여있다. 그곳에 가면 보이는 거라고는 예쁜 독일 집들, 들판 그리고 사과나무이다. 어느 금요일 날 사수가 나에게 이 동네에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해줬고 주인 없는 사과나무를 만나면 잔뜩 챙겨 와도 된다고 했다. 평소 주말마다 하는 일이라고는 이반나랑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