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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참기름 대신 올리브유로 만든 김밥, 다큐멘터리 Get smart with money _ 2023.11.12 최근 몇 년 이반나만 나한테 요리해 주고 나는 거의 안 해줬어서 오늘은 큰 마음먹고 김밥을 하기로 했다. 전에 담슈타트에 갔을 때 융진이 만들어준 김밥이 너무 맛있었어서 그대로 똑같이 비건 Hackfleich를 양념해서 넣었더니 엄청 맛있었다. 이반나가 옆에서 사진을 너무 못 찍었는데, 실제 색은 좀 더 선명하고 맛있어 보였다. 재료 밥(Milchreis랑 찹쌀현미 섞음) 단무지 오이 두부 바삭하게 튀김 당근 얇게 썰어서 기름에 볶음 비건용 다진고기(양념은 마늘,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이반나를 저녁 6시반에 초대를 했는데 참기름이 집에 없다는 걸 오후 4시에 깨달았다. 한인마트까지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과감하게 참기름 대신 올리브유를 썼다. 밥에다 올리브유를 비비니 나름 그래도 깔끔.. 2023. 11. 15.
[함부르크] 일요일 브런치와 보드게임(Mensch ärgere Dich nicht) _ 2023.11.05 일요일이 왔다. 이반나랑 키아라랑 같이 브런치 카페에 가기로 했다. 자전거 타고 가려고 했는데 보슬비가 과하게 내려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었다. 가는 길에 산타클로스를 만났다. 너무 귀여웠다. 오늘 온 곳은 공간이 작아서 예약이 안 되는 카페였다. 예전에 찾아 놓고 계속 가고 싶었는데 갔다가 자리 없으면 난감할 것 같아서 계속 미루고 있었다. 이번에는 이반나랑 키아라 이렇게 셋이서만 가니까 다른 사람들 테이블에 끼여서라도 자리를 받을 수 있겠지, 하고 기대하고 갔다. 다행히 이층 구석에 딱 3명 만을 위한 자리가 있었다. 부엌 옆, 화장실 앞에 위치한 구석 자리였지만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앉지 않아서 아늑하게 즐겁게 근황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주 메뉴는 큰 아침과 작은 아침식사가 있었는데 다들 큰 거로 .. 2023. 11. 13.
[2023년 10월 기록] 너무 이른 겨울, 일요일 나만의 시간 갖기, 1년 계획 너무 이른 겨울 여름 내내 쓰지 않던 일기장을 꺼내 다시 손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0월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해가 눈에 띄게 짧아졌고 첫째 주 주말이 오고 나서야 올 겨울을 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캘린더는 아무 일정 없이 텅 비어있었고 연말까지 휴가 없이 삼 개월을 더 살아야 했다. 그 동안은 이 시기를 어떻게 버텼나 생각해 보니 2020년은 독일 온 첫 해라 그냥 첫 회사 적응하면서 야근에 시달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2021년에는 한국에 삼 주 다녀왔다. 2022년에는 계절이 정 반대인 페루에 다녀왔다. 원래 2주로 계획한 여행은 리마 공항에서 난 사고로 인해 페루 구석 시골마을에서 발이 묶이는 바람에 3주로 늘어났다. 페루는 그때 여름이었고 에어컨 없는 호텔에서 푹푹 .. 2023. 11. 9.
[함부르크] 회사에서 브런치 _ 2023.10.10 화요일이다. 화요일은 팀데이로 모든 팀 사람들이 회사에 의무적으로 출근해야 하는 날이다. 오늘은 우리 팀 시니어의 제안으로 각자 빵이랑 버터, 잼, 채소 등 브런치로 먹을 만한 음식을 조금씩 들고 왔다. 나는 후무스에다가 토마토 볶음을 해 갔는데 다들 토마토 어떻게 요리한 거냐고 너무 맛있다고 했다. Orangensaft 오렌지 주스 Hummus 후무스, Butter 버터, Frischkäse 크림치즈, Nutella 누텔라 Gurke 오이, Tomate 토마토 Trauben 토마토, Bananen 바나나 Brötchen 빵 Kuchen 전날 회사에서 배달해 준 케이크 하루 종일 배터지게 먹었다. 2023. 11. 8.
[브레멘] 2023 이샤 프라이마크 _ 미친 조명에 미친 색감 Ischa Freimarkt _ 2023.10.21 브레멘에 사는 친한 회사 사람들이 Ischa Freimark 열렸다고 놀라오라고 했다. 함부르크 Dom이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막상 가니 규모도 더 크고 볼거리도 더 많았다. 이샤 프라이마크는 북부에서 제일 큰 민속축제이다. 오전 내내 비바람에 장난 아니더니 오후가 되니까 맑게 개었다. 발 젖고 앞머리 푹 내려앉을 거 각오하고 왔는데 다행이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랑 음식이랑 게임은 다 비슷한데 날씨가 따뜻하고 맑으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겨울인데 여름인 기분. 다섯 시에 들어가서 밤 열 시에 나올 때까지 작은 피자 같은 거로 시작해서, 마늘 소스 들어간 버섯볶음, 콜라 한 병, 슈말 쿠헨, 생크림 아이스크림, 감자튀김 먹고 압펠숄레(탄산 들어간 사과주스)까지 마셨다. 이런 축제는 음식도 게임도 놀이기구도 굉.. 2023. 11. 7.
[함부르크] 일요일, 주인 없는 사과 나무 🍎 _ 2023.09.24 옛날 옛적, 2020년 코로나가 막 시작되던 시절이었다. 삼 년 전 이맘때의 독일은 락다운이 한창이라 별달리 할 만한 게 없었다. 그때쯤 나는 이반나랑 친해졌고 첫 취업한 회사에서는 일에 적응해 가는 중이었다. 일은 힘들었지만 같이 일 하던 독일인 사수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함부르크에서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무언가를 추천해 주길 좋아했다. 함부르크 엘베강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항구와 각종 회사들이 즐비해 있고 바로 남쪽에는 작은 시골 마을들이 드문드문 놓여있다. 그곳에 가면 보이는 거라고는 예쁜 독일 집들, 들판 그리고 사과나무이다. 어느 금요일 날 사수가 나에게 이 동네에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해줬고 주인 없는 사과나무를 만나면 잔뜩 챙겨 와도 된다고 했다. 평소 주말마다 하는 일이라고는 이반나랑 자.. 2023. 11. 6.
[크로아티아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2 _ 여행 준비 & 준비물 : 여권, 현금, 이북리더기, 선물 친한 친구 고향으로 놀러 가는 거라 처음 가는 국가인데도 준비할 게 하나도 없었다. 숙소도 안 알아봐도 되고 교통편도 안 알아보고 항공권 끊을 때도 이반나가 산 비행기 그대로 따라 산거라 정말 편했다. 외국 여행을 이렇게 편하게 갈 수도 있구나. 게다가 올해부터 크로아티아도 유로화를 쓰기 때문에 환전도 안 해가도 된다. 카드를 안 받는 곳이 있을 수도 있으니 현금을 넉넉히 챙겨 오라고 해서, 그건 아주 쉽지. 문제없어. 하면서 출국 당일날 ATM 가서 200유로 딱 인출했다. 이북리더기 여행 직전까지 회사에서 초과근무하느라 도저히 크로아티아 역사나 여행 정보를 찾아볼 여력이 안 됐다. 그래서 여행 중에 읽으려고 크로아티아 관련 책들을 잔뜩 담아갔다. 공항에서 비행기가 연착됐을 때나 집에서 쉴 때 틈틈이 .. 2023. 10. 18.
[크로아티아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1 _ 관광지 보다는 사람 사는 곳 올해 6월 이반나가 크로아티아에 간다며 같이 가겠냐고 물었다. 가서 뭘 하고 싶냐고도 묻길래, 뭘 하든 다 신기하고 멋질 것 같아, 사실, 어디든 독일만 아니면 다 좋아, 기분 전환이 필요해, 하고 대답했다. 크로아티아는 내게 관광지의 대명사였고 같은 유럽 대륙에 있지만 왠지 멀게 느껴지는 신기루 같은 나라였다. 대학생 때 팔로우하던 페이스북 채널에서는 유럽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인생 사진'들이 잔뜩 올라왔었다. 그때는 내가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 틈에서 적응하려고 온 힘을 짜내야 했던 시기였다. 업로드된 크로아티아 사진들은 너무 멋졌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바닷가와 이색적이고 따뜻해 보이는 풍경들. 그곳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내가 있는 장소와 순간들.. 2023. 10. 18.
[담슈타트] 토요일, 산책, 샌드위치, 기차 연착, 연착, 또 연착 _ 2023.09.23 독일 살면 글 감이 막 토요일에는 아침 10시 반 기차 타고 집 가는데 블로그 쓸 거 없겠다^^ 신남^^ 이랬는데 쓸 거 생겼다. 샌드위치 기차 타고 6시간이나 가야 하니까 도시락이 필수. 기차 안에 매점이 있긴 하지만 독일인들이 매점 별로라고 욕하면서 노래까지 만들 정도라 굳이 시도해 보고 싶지 않음. 호박씨 박힌 빵을 갈라 후무스 한가득 바르고 채소 가능한 많이 껴 넣음. 혹시 몰라 집에서 가져왔던 플라스틱 통에도 사과랑 바나나 테트리스 해 넣음 아침 산책 전날 밤에 아침 산책하자고 했었는데 진짜 하게 될 줄 몰랐음. 융진이 아침에 시간 보더니 'ㅇㅇ 가능'이러길래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감. 추운데 야자수 있음. 함부르크에 픽션파크라는 작고 힙한 공원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가짜 야자수 맨날 보고 살다가.. 2023. 9. 29.
[담슈타트] 금요일, 팟캐스트 녹음, 테굿, 칼리랑 Eis, 산책, 소나기 _ 2023.09.22 휴가 마지막 날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아쉬받 팟캐스트 융진은 오늘 연구실에 가서 일을 해야 해서 아침 일찍 나갔다. 나는 이 날이 휴가 마지막이었고 내일 아침 기차를 타고 함부르크에 돌아가야 했다. 마지막 날만은 제발 다이내믹하게 보내지 말자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며 누워서 미적거렸다. 열 시쯤 침대에서 일어나 두 시간 만에 마지막 팟캐스트 대본을 끝냈다. 오랜만에 엄마 아빠랑 통화하고 점심으로 파스타를 해 먹고 나니 융진이 집에 돌아왔다. 오자마자 카펫에 눕길래 빨리 녹음 끝내버리자고 재촉했다. 두 개 연달아 녹음하고 끝내도 되는데 도이칠란트 티켓 한 번 더 녹음하자고 해서 했다. 이 에피소드는 벌써 세 번째 하는 녹음인데, 첫 번째거는 음질 때문에 못 쓰고 두 번째거는 내가 피곤한 상태에서 해서.. 2023.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