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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021년 8월 _독일 뮌헨 / 친구네 집들이, 시내 한 복판 영국 정원에서 서핑하기, 호수 수영

by Kiaa 2021.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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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영국 정원

 

비엔나에서 알게 된 친구가 독일로 이사 왔다. 소미라는 이란 친구인데 워킹홀리데이 할 때 갔던 독일어 모임에서 알게 되었다.  알게 된 지 한 두달 만에 내가 함부르크로 이사갔는데도 연락이 끊이지 않고 자주자주 안부를 물었었다. 직접 만난건 겨우 몇 번, 전화통화만 일년 반 넘게 하다가 소미가 뮌헨에 일자리를 구하게 되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2021.08.13 금요일 저녁 ~ 2021.08.16 월요일 아침

 

 

 

1 티켓 구매

함부르크에서 뮌헨까지 상상 이상으로 멀었다. ICE 직행 기차였는데 6시간 넘게 가야 했다. 다행히 만 26세 아래는 Sommer Ticket을 살 수 있어서 왕복 티켓값으로 50유로만 냈다. 금요일 반차 냈지만 기차에서 내내 일을 해야 했고, ICE 와이파이가 생각보다 잘 터지지 않아서 미칠 뻔 했다. 그리고 자리 잡고 앉으면 다른 사람이 와서 여기 예약했다고 해서 비켜주고, 또 다른 자리 갔더니 또 예약했다고 하고, 자리만 총 네 번을 옮겨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예약석이면 자리 번호 옆에 예약 구간이 표시되는데 그걸 몰랐다. 직장인 되니까 기차 타지 그 전에는 무조건 Flixbus나 Blablacar 를 이용했었다.

 

 

2 뷔르츠부르크 경유

기차에서 내내 노트북만 보고 일하다가 문득 창 밖을 봤는데 뭔가 좀 예쁜 도시가 나왔다. 그래서 어 여긴 좀 예쁘네. 하고 말았는데 알고보니 그 도시가 내가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도시였다. 아무리 몇 년 지났다지만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도시를 못 알아보다니. 뷔르츠부르크 중앙역 표지판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단 오 분 동안 기차 안에서 있었을 뿐이지만 놀랐고 설렜고 반가웠다. 

 

기차 차창 밖으로 보이던 표지판

 

3 날씨

함부르크는 요즘 너무 추워서 최고 온도 22도 23도... 이렇게 밖에 안 올라갔는데 뮌헨은 최고 온도가 30도였다. 확실히 독일 북부랑은 날씨부터가 다르구나 싶었다. 갑자기 너무 더워져서 적응이 잘 안 됐다. 이러다가 한국 가서 37도 38도까지 올라가면 어떻게 버티려나.

 

 

4 소미네 집

소미를 처음 만났을 때 왜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더니 이란 이름이라고 했다. 소미네 집에 놀러와보니 뮌헨은 아니고 뮌헨 바로 경계에 있는 다른 도시였다. 뮌헨은 집 값이 너무너무 비싸서 사실 뮌헨 안에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긴 하다. 소미가 사는 집은 근무처에서 제공하는 집이고 일 하는 장소랑 가까이에 있다. 진짜 부럽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근처에 20분만 가면 수영할 수 있는 호수가 있다는 거!

 

뮌헨 경계

 

5. 아침 식사

친구네 집 가면 친구가 어떤 아침을 먹는지도 보고 재미있다. 부엌에 엄청 크고 예뻐서 부러웠다. 이란은 블랙티로도 정말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절대 독일에서 안 사 오고 이란에 갈 때마다 블랙티를 한 번에 몇 킬로씩 사 가지고 온다고 했다. 향도 좋고 맛도 깊었다.

나도 부엌에 이렇게 크고 하얀 식탁 가지고 싶다!!

 

 

6 뮌헨 대중교통

트램, S Bahn, U Bahn 이렇게 한 번 씩만 타봤는데 다 엄청 깨끗해서 놀랐다. 하루 일일 티켓은 7.90유로이고 타기 전에 꼭 기계에 날짜를 찍어야 한다. 티켓을 사도 저거 안 찍었다가 걸리면 벌금 60유로 내야 한다. 

 

 

7 영국 정원 : Englisch Garten

뮌헨에 와서 제일 먼저 보러 간 곳은 영국 정원이다. 소미도 뮌헨에 오자마자 일만 해서 관광을 거의 안 해 봤다고 나에게 모든 자료 조사 권한을 넘겼다. 그래서 어제 자기 전에 부랴부랴 뭐가 있나 찾아봤는데 영국 정원에서 서핑이 가능하다고 했다. 

 

 

뮌헨에 있는 정원이 '영국 정원'인 이유

이 정원은 1789년에 설립되었는데 이 정원을 만든 프리드리히 루드비히 폰 스켈(Friedrich Ludwig von Sckell)이 영국 조경 정원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공원은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유럽 최초의 공원이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심 공원 중 하나인데, 진짜 어디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크다. 

 

그러니, 꼭 Eisbachwelle부터 가야 한다. 

도착하자마자 소미도 나도 감탄에 감탄을 했다. 독일 도심 한가운데 탁한 강이 느리게 흐르는 건 봤어도 이런 작은 강에 물이 이 정도로 콸콸 흐르는 건 처음 봤다. 진짜 서핑이 가능 하구나. 서핑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어서 몰랐는데 진짜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강 양쪽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한 명이 물에 빠지면 다른 한 명이 또 들어가서 탔다. 물에 안 빠질 정도로 잘하는 사람들은 몇 번 왔다 갔다 하다가 알아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는데 어찌나 시원해 보이던지! 강 안 쪽으로 들어가면 서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발을 담그거나 수영을 더 할 수 있다. 

 

여기는 Lebensgefahr 라고 생명에 위험하니 여기서 서핑, 수영, 카누 다 금지인데 다들 서핑하고 있다

 

 

8 이란에서도 누룽지를 먹는다

함부르크에서 최고 온도 20도 쯤에서 살다가 뮌헨오니까 적응이 잘 안 됐다. 더무 더워서 영국정원 산책하고 오후 두 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영국정원에서 수영을 못 한게 아쉽기도 하고 날씨도 수영하기 딱이라 도시락을 싸서 호숫가에서 먹고 수영하기로 했다.

도시락 뚜껑만 닫고 나가면 되는거였는데 한 입 먹어본다는게 결국 음식을 도시락 통에 담은채로 식탁에 앉아서 다 먹었다. 근데 이란에서도 누룽지를 먹는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페르시아어로 Tah dig(타딕)이라고 했다. 너무 맛있었다. 누룽지 어떻게 안 태우고 이렇게 맛있게 잘 만들었냐고 가르쳐달라고 했는데 그냥 많이 해 봐야 된다고 했다. 

 

 

9 호수 수영 : Poschinger Weiher 

뮌헨하면 사실 비싼 물가 + 불친절한 현지인, 이 두 이미지가 강한데 이번 기회에 인상이 바뀌었다. 물 좋고 수영하기 좋은 도시로! 뮌헨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호수가 꽤 많이 있는데 그 중 아무데나 한 곳 골라 갔다. 호수 가운데로 가도 목 이상으로 물이 차지 않아서 안전했다. 바닥이 진흙이라 발 빠지는 느낌이 별로긴 했지만 1.3m 아래 쯤으로 바닥에 닿는 내 발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다. 게다가 버스 정류장이랑도 엄청 가까웠다. 소미가 여기서 이십분 거리에 사는데 내가 여기 살았다면 진짜 퇴근하고 저녁마다 와서 수영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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